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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는 주인을 100% 믿는다

  • 작성자 사진: S J
    S J
  • 2025년 7월 24일
  • 2분 분량

어릴 적부터 우리 아빠는 강아지를 참 좋아하셨다. 특히 기억에 남는 강아지가 하나 있는데, 이름은 ‘토토’였다. 토토는 미니어처 슈나우저였고, 은회색 털이 멋진 수컷 강아지였다. 처음 사진으로 본 토토는 정말 인형 같았다. 똑바로 선 귀와 똘망똘망한 눈, 빗살처럼 정갈하게 정돈된 털 사이로 드러나는 입꼬리가 늘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빠의 이야기에 따르면, 토토는 뭐든 잘 먹고, 활달하게 잘 놀고, 사람을 무척 잘 따랐다고 한다. 성격도 밝고 명랑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다. 그런데 그런 토토에게도 단 하나의 약점이 있었다. 바로 피부병이었다.

피부병이 처음 생긴 건 아주 예기치 못한 이유에서였다. 아빠가 살던 집에는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그분 역시 강아지를 많이 좋아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토토를 예뻐하면서 간식처럼 이것저것 챙겨주셨는데, 문제는 그게 사람이 먹는 음식이었다는 점이었다. 아주머니는 선한 마음으로 나눠주신 것이지만, 그 음식들은 강아지에게는 짜고, 기름지고, 때로는 자극적인 것들이었다.

아빠는 처음에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저 어느 날부터인가 토토가 몸을 자꾸 긁고,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기 시작하면서 이상하다고 느꼈다. 동물병원에 데려가 보기도 하고, 좋은 약도 써봤지만 피부병은 쉽게 낫지 않았다. 병원에서도 원인을 딱히 짚어주지 못했고, 아빠는 답답한 마음으로 토토를 돌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아주머니가 토토에게 밥상에서 남은 반찬을 주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제야 모든 게 퍼즐처럼 맞춰졌다. 아빠는 깜짝 놀랐고, 정중히 사정을 말씀드려 앞으로는 토토에게 음식을 주지 말아 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리고 토토의 식단을 다시 철저히 관리하기 시작했다. 피부병이 완전히 낫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아빠는 매일같이 연고를 바르고, 약을 먹이며 정성껏 토토를 돌보셨다.

그 사건 이후, 아빠는 강아지의 먹는 것에 누구보다도 신중해졌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도 아빠는 내게 종종 당부하신다.

“강아지는 주인을 100% 믿기 때문에, 네가 주는 건 절대 의심하지 않고 먹어.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해. 그 아이의 건강은 네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거야.”

요즘 내 곁에는 ‘타코’라는 이름의 미니어처 닥스훈트가 함께 살고 있다. 타코는 토토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아이로, 짧은 다리로 엉금엉금 달려오며 내 품에 안기는 그 순간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타코에게 사료를 주고, 조심스럽게 간식을 고를 때마다 나는 아빠의 그 말을 떠올린다. 사소해 보일 수 있는 한 끼의 음식, 한 조각의 간식이 타코의 몸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하며, 매일 신중하게 선택하려 한다.

강아지는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몸짓과 눈빛, 행동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그 눈빛을 보면, 그 작은 생명이 나를 얼마나 믿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믿음 앞에서 나는 늘 되묻게 된다. 나는 그만큼 책임지고 있는가, 라고.

아빠가 토토에게 보여주었던 사랑과 책임감은 이제 나의 차례로 이어지고 있다. 타코가 건강하게, 오래도록 내 곁에서 웃을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조심스럽게 사료를 덜며 속으로 다짐한다.

‘타코야, 네가 나를 믿듯이, 나도 너를 지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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